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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들썩하게 등장한 비만치료제 위고비... 유통가는 '잡음 증폭'

 

재고 확보부터 '병원 먼저 공급'... 유통업체 사이 '팀킬 비판도

위고비 / 사진=한국 노보 노디스크제약

 

위고비 / 사진=한국 노보 노디스크제약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든 비만 치료제 '위고비'가 출시 하루만에 약업계에서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①제품을 구하는 일부터 ②병원과 약국간 매입가격 차이 가능성에 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15일 의약품유통업체 및 약국가 등에 따르면 14일 주문 후 15일 본격 출시된 '위고비'를 두고 업계에서 '공급 및 가격 관련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노보노디스크가 15일 출시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티드)는 0.25㎎, 0.5㎎, 1.0㎎, 1.7㎎, 2.4㎎ 등으로 용량을 늘려가며 맞는 프리필드펜 형태 비만치료제다. 기존 삭센다보다 긴 투여주기에 1주 1회 제형으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소화 속도를 늦추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제제다. 인터넷 등에서 유명인의 비만치료제로 알려졌는데, 이 과정에서 노보노디스크 측 공급가격이 37만여원이라고 공개되는 등 언론은 물론 의료기관과 약국 등에서 위고비 출시 전부터 시장 판도와 유통 과정 등을 놓고 이야기가 펼쳐졌다. 

유통 하루만에 회사 공급정책에 불만이 제기됐다. 해당 제품이 기존 삭센다를 대체하는 과정에서 '충분한 재고'를 확보하기 어려운 형태로 출하된다는 것이다.

국내 유통업체들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유통업체는 먼저 기존 삭센다를 100만원 어치 구매한 뒤 의료기관이나 약국에 제품을 50만원 어치 판매했다면, 주문 가능액수가 50만원 수준으로 제한된다. 추가 주문을 위해서는 남아있는 삭센다를 모두 약국 등에 넘겨야 한다는 뜻이다.

제품의 수가 달라지면서 받을 수 잇는 수량이 크게 줄어든다는 것도 이들에겐 고민이다. 현재 위고비의 프리필드펜 1개 공급가는 삭센다의 약 5배 수준이다. 100만원 어치를 사고 싶어도 이미 팔았던 50만원 분밖에 살 수 없고 받는 위고비의 갯수는 삭센다 10만원 수준으로 떨어진다. 

특히 일부 업체는 '위고비를 다량 주문시 타 제품의 배송이 늦어질 수 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들어, 약국으로 배송하기 위해 실시간 주문을 진행하고 빠른 시간 내 쥴릭에서 의약품을 가져와야 하는 회사는 사실상 제품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물론 약국에서 위고비 매입을 요청하는 만큼 이는 쉽지 않다.

유통업계와 약국이 제기하는 우려는 또 있다. 초반 판매 과정서 병의원에 물량을 몰아주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이다. 지난 15일부터 18일 금요일까지 위고비는 병의원 등에 집중 공급될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 유통업체에 14일 접수가 완료된 상황인데 나머지 4일간 위고비가 의료기관으로만 공급될 경우 병의원과 약국이 보유한 재고는 비균등하게 전달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기존 유통업체의 마진과 약국 판매 금액을 계산했을 때 결국 의료기관에만 물량을 넘겨주려 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위고비의 경우 의료기관이 처방 후 제공하거나, 처방전 작성 후 약국 제공이라는 두 가지 방법이 있지만, 제품을 시장에 선제적으로 깔기 위해 의료기관에 치중될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위고비 사전주문량이 많은 큰 업체는 재고물량이 풍부한데, 이들이 약국 매입가를 점차 낮추는 상황이다. 결국 물건을 가진 유통업체끼리 경쟁도 출시 하루만에 불 붙었다는 것이 업체들 설명이다. 유통업체 입장에서 제품 운송과 콜드체인 감가상각 비용 등을 계산해 7~8% 정도 수수료를 붙이고 있는데, 하루만에 대형 유통업체와 중대형급 유통업체가 잇따라 약국 공급가를 내렸다.

유통업체 한 관계자는 "맞을 수 있는 대상도 제한돼 있고 초기 경쟁이 지나면 (판매 분위기가) 사그라들 수 있는데 벌써 유통끼리 경쟁하고 있고, 제품이 의료기관으로 집중되고 있다. 불필요한 다툼의 요소가 쌓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통업체 또다른 관계자도 "위고비에 대한 관심을 과도하게 부추긴 측면이 있다. 특히 공급가와 판매가가 동일하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많아 의료기관에게도, 약국에게도 괜한 불편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유통이 이원화돼 있지만 쥴릭과 견줘 블루엠텍이 압도적으로 많은 물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병원은 병원대로 물량 부족을 겪고 유통과 약국은 물량 제공 문제로 불편을 감당해야 하는 가능성을 품고 있다"고 덧붙였다.

약국가는 벌써 위고비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서울의 한 약국장은 "약국커뮤니티에서 위고비 판매가격을 두고 이견이 노출되고 있다. 제품을 의료기관에 먼저 풀어놓으려는 것은 알겠는데, 결국 한쪽의 잡음만 키워놓은 것 아니냐"고 불편해 했다.

한편 쥴릭 측은 이같은 지적에 "현재 위고비와 관련해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이 없다"고 전했다.

 

히트뉴스 이우진기자

출처 : http://www.hit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58248